12월의 테마 | 불꽃놀이

흑색 가루에 담긴 불로장생의 꿈

과거 중국 사람들은 신비의 약인 ‘단’을 먹으면 늙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때문에 유황, 황금 등 금속 재료를 배합해 불로불사의 약을 만드는 ‘연단술’이 크게 유행했는데요. 비소나 수은 같은 독성 물질까지 불사의 약으로 믿은 탓에 진시황을 비롯한 많은 중국 황제들의 사망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죽지 않는 약을 개발하려던 도교 학자들은 초석(질산칼륨)에 유황과 목탄(숯)을 섞으면 음과 양의 기운이 적절히 조화된 약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과정에서 혼합물이 불에 닿으면 폭발한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명절에 악귀를 쫓는 목적으로 불꽃놀이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폭죽은 어떻게 생겼을까?

불꽃놀이용 폭죽은 연화라고 부릅니다. 연화는 사용 방법에 따라 나뉘는데 지상 80m 이상 높이에서 터지는 폭죽이 타상 연화, 상대적으로 낮은 곳에서 연속적으로 타오르는 것처럼 보이는 불꽃이 장치 연화입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폭죽의 모양과 색깔, 터지는 형태 등은 연화의 구조에 따라 결정됩니다.

• ① 추진약 - 폭죽을 원하는 고도까지 올려보내는 화약입니다.
• ② 도화선 - 연화가 공중으로 쏘아 올려진 후에 터지도록, 폭발 시점을 늦추는 역할을 합니다.
• ③ 활약 - 연화가 일정한 고도에 올라 활약에 불이 붙으면 별을 사방으로 밀어내며 폭발하도록 합니다.
• ④ 별 - 화약에 금속 성분을 섞어 만든 것으로 크기와 성분에 따라 다양한 모양과 색깔로 터집니다.
• ⑤ 옥피 - 폭죽이 터지기 전까지 내용물을 보호해 주고 폭발할 때는 불꽃을 크고 둥글게 만들어 줍니다.

불꽃 모양의 비밀

하늘로 쏘아 올려진 연화는 중심에 있는 화약에 불이 붙으면서 폭발하는데, 이때 별이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불꽃이 만들어집니다. 보통 연화 한 개 안에는 20~100개 정도의 별이 들어가며 별의 배치에 따라 불꽃의 모양이 결정됩니다. 연화 도화선의 길이를 조절해 주면 불꽃이 터지는 시점과 높이를 바꿔 더 풍성한 불꽃놀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 드뉴스
• 버들 모양 - 불꽃이 땅을 향해 떨어지는 모습이 수양버들과 비슷해 붙여진 이름입니다. 버들 불꽃과 같이 폭포수 형태로 쏟아지는 불꽃 종류는 별을 일렬로 배치해 만듭니다.
• 방전 모양 - 불이 붙은 별들이 무질서하게 흩어지는 모양이 총알을 쏘는 것과 닮은 불꽃입니다. 발사 후 연화가 두 개의 반구로 나뉘면서 내부의 별들이 쏟아지는 형태로 만듭니다.
• 야자수 모양 - 연화가 하늘로 올라갈 때 굵은 꼬리를 그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일정 높이에 다다르면 야자수의 이파리 모양으로 터지기 때문에 야자수 불꽃이라 부릅니다.
• 모란 모양 - 원형 불꽃의 기본 형태로, 꼬리 부분의 잔영 없이 깔끔하게 흩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동글동글한 모양이 모란 꽃을 연상시킨다는 뜻에서 모란 불꽃이라 부릅니다.
• 국화 모양 - 별을 이중으로 배치해 불꽃이 한 점에서 360도로 퍼져 나가도록 설계한 것으로, 불꽃놀이의 끝에 대형 국화 불꽃을 동시에 터뜨려 강조하는 용도로 사용합니다.
• 반지 모양 - 불꽃이 터지는 모양새가 반지의 입체적인 형태와 닮아 있습니다. 최근에는 과학 기술의 발달로 반지 모양을 응용한 웃음, 하트 등 형태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찰나의 색을 담은 불꽃

빨강, 파랑, 노랑. 이토록 다양한 불꽃의 색깔은 어떻게 만드는 걸까요? 비밀은 역시 ‘별’에 숨겨져 있습니다. 금속 원소에 불을 붙이면 원소마다 다른 색깔의 불빛을 내뿜는 성질을 응용해, 별을 만들 때 화약과 특정 원소를 섞어 원하는 빛을 내며 연소하도록 만드는 것이죠. 금속 성분이 만드는 불꽃색의 변화를 살펴볼까요?

화룡점정! 소리의 마법

펑펑 터지는 폭발음은 불꽃놀이에 재미를 더하는 또 다른 요소입니다. 이 소리 역시 치밀하게 설계된 효과음이라는 사실! 알고 있었나요? 불꽃놀이에는 연화가 하늘로 올라갈 때 나는 휘파람 소리, 작은 파편들이 부딪히는 것 같은 지직 소리, 폭발할 때 나는 펑 소리 등이 있는데요. 소리의 종류에 따라 만드는 방법이 다릅니다. 구멍을 뚫은 연화를 쏘아 올리면 뜨겁게 달아오른 기체가 구멍으로 빠져나오면서 휘파람 소리를 내고, 별을 만들 때 입자가 굵은 금속 파편을 섞으면 지지직거리는 듯한 소리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폭발 소리를 키우고 싶다면 두꺼운 용기를 사용해 더 큰 압력을 받으며 터지도록 설계하면 됩니다